장수물 일기
제주도에 온지 6일째다. 이번 일주일은 너무 길었다.
집에 무선인터넷이 없어서 핸드폰 핫스팟으로 겨우 노트북 인터넷을 켰다.
9. 4
실은 일하는것 보다
무슨 옷을 입을지 어떤 앞치마를 입을지 어떤 모자를 쓸지가 더 고민이었다
일을해보니 엄마는 이걸 어떻게 17년간 했을까
새로운 교양프로그램을 생각해 냈다. 중고등학생들 중 문제아 가족을 섭외해서 몇일간 부모님의 일을 자식이 대신해보는것. 그리고 부모님에게는 휴가를 주는것이다. 자식들은 부모가 얼마나 고생을하여 자신들을 키우고있는지 알 것이다. 그리고 사회생활이 얼마나 힘든것인지 알게 되겠지
엄마와 새 사업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지금 엄마나 나나 제일 하고싶은것은 게스트 하우스
과연 잘 할 수 있을까
말리는 사람이 대부분이겠지만 꼭 하고싶다
어쩌면 또 잠깐동안의 관심일 지도 모른다.
다섯시쯤 지도리를 만나 서점에 가고 이런저런 책들을 구경하고 모레로 친구들을 만나 닭갈비를 먹었다
엄마랑 나눈 게스트 하우스에 대해 모레로 친구들에게 말했다. 사실 뭔가 더 확실히 정해지면 말하려했지만 친구들 앞에선 내 얘기를 다 말해버리고 싶어진다.
친구들은 내 계획에 응원을 해준다.
그게 얼마나 큰 힘이되는지 애들은 아나 모르겠다.
행복하다 제주도가
신문을 읽다가 발견한 '숨비소리'
9. 5
일년만에 기타학원에 다시 다니기로 했다.
선생님은 나를 알아보셨다.
옛날 느낌은 안났다.
책꽂이에 세정이의 옛날 기타교재가 있었다.
9. 6
오늘은 아침에 배추를 날랐는데 내모습이 왠지 듬직한 식당 조리사 같은 느낌에 괜히 기분이 좋았다
어제보다 바빴지만 엄마랑 수다를 떨고 장난을 치며 일하는건 너무 재밌다
역시 가족이랑 같이 있어야 행복한 걸까
배추를 써는데 몽구스 노래를 들으며 썰었다 너무행복하다.
오늘은 태경이를 만났다. 엄청난 수다.
식당으로 찾아오는 고양이 장수.
(엄마가 붙인 이름(사실 오는 고양이가 많은데 다 장수라고한다.))
9. 7
오늘은(사실 어제는) 세정이네 집에서 자는날. 그 전 부터 하고 싶은 일들이 많아서 뭘 하지 가 참 고민이었다. 식당도 바빴고 김치도 담갔기 때문에 피곤했다. 그래서 세정이네 집에 가기 전에 낮잠을 잠시 자고 국수재료를 가지고 세정이네 집으로 갔다.
뺄라지게 국수를 만들어(거의 세정이네 엄마가 다 해주셨다) 맛있게 먹고 영화 두 편을 봤다. '미드나잇 파리'라는 영화를 봤는데 세정이와 나는 파리에 반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리고 또 여행에 빠져서 TV를 틀어도 여행프로만 봤다.
세정이는 내가 게스트하우스를 빨리 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사실 나도 그렇다.
제주도에 오기 전부터 카메라 삼각대, 삼각대, 노래르 불렀었는데 세정이가 고맙게도 자기네 카메라 삼각대를 나에게 빌려줬다. 이젠 사진을 마구 찍어야지.
밤에는 비가 왔다. 비가오고 바람이 부는게 좋았고, 우산을 들고 옥상으로 올라갔다. 야경이 너무 좋았다. 그냥 평범해보였던 찻길도 예뻐보였다. 사진도 찍었다.
작년에는 낮에 옥상에 올라가 사진을 찍었었다. 필름 토이 카메라로.

<사진은 모두 세정이 아이폰.>
9. 8
사실은 8시에 일어나 사라봉을 올라갔다오기로 했지만, 우리는 빈둥빈둥 데다가 결국 9시가 넘어서야 일어났다. 오랜만에 세정이네 엄마가 해주신 카레를 맛있게 먹고, 사라봉이 아닌 그냥 산책을 가기로 했다.
좀 걸어가니 하얀 등대가 있었다. 1916년인가에 설치되어 1996년까지 그 기능을 하다가 지금은 그냥 보존만 해놓았다는 등대다. 뭔가 신기.
오늘은 식당 서빙 아줌마가 제사가 있어서 엄마와 둘이서만 식당에서 있었는데, 다행이 많이 바쁘진 않았다.
참 애매한게, 식당에 손님 많아도 다행, 없어도 다행이다.
원래 계획에는 없었지만, 식당이 한가한 관계로 기타학원에 갔다. '가을방학' 연습을 시작했는데, 너무 어렵다. 그래도 마스터 하고 싶다.
미술학원에 오랜만에 가기로 했다. 6시 저녁시간에 맞춰 가려했지만, 45분쯤 도착을 했다. 이젠 미술학원에 가도 추억이 새록새록하지 않다. 더이상 선생님들과 말 할 게 없다. 그냥 근황얘기정도, 미술학원에서 대학생 강사를 하는 친구는 이젠 뭔가 선생님들과 대등? 한 입장에서 말을 편하게 하는 것 같지만 난 아직도 선생님들이 예전처럼 무섭다.
미술학원에 가기 전에는 너무 가보고 싶지만 갔다오면 언제나 후회를 하게 된다. 그 이유는 아직도 잘 모르겠다.
(손가락까지 찍는게 아마추어의 매력.)






